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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on 14

주요 단어 및 표현

괴롭다 to be painful
외동딸 only daughter
추억하다 to reminisce, to remember
환기시키다 to ventilate, to air out the room
발령나다 to be sent to a certain location for work
하숙집 boarding house
자취 living by oneself (away from family)
대충 roughly, not thoroughly
케어하다 to take care of, to look after
옹기종기 densely, gathered closely together
주제가 theme song
흙을 파내다 to dig out dirt
일상적인 mundane, daily
시선 gaze, look

 

수다 타임 - 어렸을 때 가장 좋았던 기억은?

선현우: 안녕하세요, 여러분. Talk To Me In Korean의 선현우입니다.

최경은: 안녕하세요. 최경은입니다.

선현우: 경은 씨, 안녕하세요.

최경은: 안녕하세요.

선현우: 어렸을 때 이야기를 오늘 해 볼까요?

최경은: 네! 좋아요.

선현우: 어렸을 때 좋았던 기억도 있고 안 좋았던 기억도 있을 거예요. (네.) 괴로웠던 기억도 있을 거고. 좋았던 기억들 몇 가지 이야기해 볼까요? 뭐가 좋았나요?

최경은: 저는 뭐... 사실 언니도 있고 (네.) 남동생도 있어서 (네.) 셋이서 있었던 게 좋았던 거 같아요. 그게 어떻게, 사실 어릴 때는 제가 외동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거든요. (네.) 근데 이제 커서 그 어렸을 때를 추억하다 보면 결국은 셋이 있어서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많지 않나 생각하게 돼요.

선현우: 네, 네. 저도 마찬가지예요. 어렸을 때 놀았던 거 재미있었고. 그런데 저는 경은 씨랑은 좀 다른 구성이잖아요.

최경은: 네, 그렇죠.

선현우: 제가 큰오빠고 여동생이 둘이 있으니까 (네.) 나중에는 저 혼자 놀고 (그렇죠.) 이 둘만 놀았거든요. (네.) 둘이서 이제... 인형 가지고 놀고 저는 못 끼고 그랬는데. 그래서 ‘동생들하고 어렸을 때 재밌게 놀았다’ 이 기억은 사실은 머릿속에 많지 않고, 지금 다 커서 그래도 좀 더 어렸을 때보다 친해졌는데. 저는 딱 떠오르는 기억은 집에서, 일단... 일요일, 토요일, 주말 아침, (네.) 주말 아침에 저는 아직 자고 있었는데 저희 엄마, 아빠가 베란다 문을 열어서 약간 찬바람 들어오고 (아, 네.) 뭔가 환기시킬 때, (환기를 시키는 거죠.) 나는 아직 자고 있는데 엄마, 아빠가 집에 있고 (네.) 나는 학교도 안 가도 되고, 그게 너무 좋았어요.

최경은: 정말요?

선현우: 네. 그리고 TV를 틀면 그때 아이들이 볼 수 있는 (네, 네, 네.) 만화가 많이 나왔잖아요. 그때 디즈니 만화들. 그 기억이 항상 (우와.) 좋았었고.

최경은: 저랑 똑같은 경험을 했는데 (네.) 저는 그 기억이 너무 싫었어요. (아, 왜요?) 늦잠을 자고 싶은데 아빠가 맨날 창문을 열어 놓는 거예요. (아, 네, 네.) 나는 추운데. (네, 네.) 그리고 일어나서, 빨리 일어나라고 깨우시는 거예요, 아빠가. 저희 아빠는 항상 일찍 일어나셨거든요. (네, 네, 네.) 주말에도 일찍 일어나시는 거예요. 근데 저는 “주말에는 늦잠을 자야 된다” 하는데 아빠가 자꾸 깨우니까 (아, 네.) 그거는 저는 좀 좋은 기억은 아니에요.

선현우: 그렇군요. 저는 평소에 월, 화, 수, 목, 금, 토. 그때는 토요일도 학교를 갔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최경은: 네, 갔었죠.

선현우: 그래서 일요일 아침이었을 거예요, 이 기억은. 그래서... 항상 일찍 일어나서 학교를 갈 준비를 해야 되니까... (네.) 일어났는데 안 가도 되고, 엄마, 아빠 두 분 다 집에서 나와 함께 있고, 이런 게 너무 좋았던 거 같고. 또 하나 기억나는 거는 저희 아빠가, 다 부모님에 대한 기억인데, 한 3년인가? 제 고향은 광주고, 완도라고 (네.) 차로 한 시간 반에서 한 시간 사십 분 정도 가야 되는 곳에 발령이 났어요. 거기서 일을 해야 되게 됐어요. 그래서 거기에 방을 하나 얻어서, 하숙집 같은 거, 자취를 하시면서 (네, 네.) 수요일 저녁에 집에 오시고, (네.) 그다음에 금요일 저녁에 집에 오셔 가지고, (네.) 금, 토, 일 이렇게 집에 있었어요. (네.) 그래서 아빠가 집에 오는 거가 되게 좋았던 기억이 있고. 또, 아빠가 그 완도에서 지내는 방에 처음으로 가 봤을 때 되게 신났던 기억이 있어요. 아마 버스 타고 막 갔었던...

최경은: 아, 아빠랑 같이 버스 타고 가서요?

선현우: 엄마랑 같이.

최겨은: 아, 아, 아.

선현우: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정말, 우와, 저희 엄마가 아이 셋을 데리고 버스를 타고 저희 아빠를 만나러 간 거예요.

최경은: 옛날에는 진짜 (네.) 많이들 그랬죠.

선현우: 네. 그것도 재밌었고 학교에... 초등학교 때 혼자 학교 갔다 오는 길도 재밌었고.

최경은: 아, 그 기억이 나요?

선현우: 네, 대충, 대충.

최경은: 저는 기억을 해 보자면, 저희는 어렸을 때 놀러를 많이 갔어요. 그래서... 애가 셋이다 보니깐 엄마가 평일에 하루 종일 애들을 케어하다가 주말이 되면 아빠가 쉬잖아요. 그러면 항상 이제... 차를 타고 나가는 거죠. 근데 저희 차가 좋은 차도 아니었고 아빠가 일을 하실 때 타는 차여서 트럭이었거든요. (네.) 트럭에 엄청 옹기종기 이렇게 불편하게 앉아서 한 세 시간도 가고 네 시간도 가고 그랬어요. (네.) 그렇게 간 기억이, 그때는 사실 멀미도 나고 별로 좋지 않았는데 지금 추억했을 때는 그때가 되게 재밌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왜냐면 음악도 막 되게 만화 주제가 같은 거 크게 틀어 놓고 셋이서...

선현우: 네, 테이프 넣어서?

최경은: 네, 테이프 넣었죠. (네.) 테이프 넣어서 만화 주제가를 셋이 크게 따라 부르는 거죠. 셋이 크게 따라 부르고 갔던 기억이 나고요. 그리고 옛날에는 캠핑장이 (네.) 좋은 게 없었어요. (네.) 그냥 (그냥) 텐트를 가지고 산에 설치하면 되는 거잖아요.

선현우: 아무 데나 가는 거잖아요.

최경은: 네, 맞아요. 근데 그런 것도 자주 했었거든요, 저희는. 바닥에 항상 돌 같은 게 있어요. (네.) 그런 자리는 아빠가 이제... 돌도 치워 주고, (아, 맞아요.) 비 오면은 그 흙을 파내서 비가 이렇게 흘러가게 잘 해주시고 막... 이런 기억들이, ‘되게 재밌었구나, 그때가’ (네.) 그런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선현우: 그게 진짜 캠핑이죠. (그렇죠.) 요즘에는 그냥 캠핑장에 가면 다 되어 있는데.

최경은: 엄청 따뜻하게 캠핑을 할 수 있잖아요. (네, 네.) 근데 그때는 정말 텐트 하나 가지고 아무 데나 텐트를 치는 (네, 네.) 그런 곳이었어요.

선현우: 네, 그렇군요. 저는 또... 가장 좋았던 기억 하나는 못 고르겠고 (맞아요, 맞아요.) 그냥… 좀 새로운 거를 접해서 신나서 막 재밌게 놀았던 것들이 다 기억이 나요. 처음으로 엘리베이터라는 걸 타 봤을 때 거의 고장 날...

최경은: 아, 기억이 나요?

선현우: 네. 고장 날 때까지. 열한 살에 처음 타 봤기 때문에 좀 커서 탔으니까. 고장 날 때까지 탔었고, 왔다 갔다 했었고. 처음으로 서울에 가 봤을 때 좋았었고.

최경은: 그게 몇 살이에요?

선현우: 아마 그것도 초등학교 들어가서 친척 집에 가느라고 가 봤던 거 같은데. (네.) 네. 그런 거 재밌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 외에 특별히 다른 것들은 기억이 안 나고 그냥 아침에... 뭐... 주말 아침 아니면 학교 가는 거, 학교 갔다 오는 거, 네, 그 정도인 거 같아요. 기억에 남는 어린 시절 추억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 봤는데 저희 둘은 그냥 일상적인 것들이 떠오르네요.

최경은: 맞아요.

선현우: 네.

최경은: 거의 가족이랑 연결된 거 같아요, 저는.

선현우: 네. 그래서 지금 둘 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지금 이 아이가 매일매일 엄청나게 많은 걸 경험하고 있잖아요.

최경은: 맞아요.

선현우: 그리고 이 아이는 그걸 다 기억하고 있어요, 지금은.

최경은: 네.

선현우: 근데 나중에 저처럼 다 잊어버리면 너무 아쉬울 거 같아요.

최경은: 저도 이제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점들이 그런 거 같아요. 제가 분명히 네 살 때, 다섯 살 때 저희 엄마, 아빠가 저를 바라보는 그 시선이 있었을 거고, (네, 네.) 엄마, 아빠의 젊은 모습들이 있었을 텐데 제가 그걸 기억하지 못 한다는 게 쪼금 슬프더라고요. (네.) 이 아이도 당연히 커서 저의 이 모습을 기억을 못 하겠죠.

선현우: 아, 엄마의 늙은 모습만 기억하겠죠?

최경은: 아니, 모습이 문제가 아니라요. (네, 네.) 제가 이제... 애기(Standard: 아기)기 때문에 이렇게 많이 보살펴 줬던 것들, (네.) 그런 기분도 기억은 못 하잖아요, 사실. (네, 네.) 그러지 않아요? (맞아요, 맞아요.) 그런 것들이 좀 아쉬운 거죠.

선현우: 아… 그렇죠. 나중에도 잘해 주세요. 그럼 되겠죠.

최경은: 아, 네.

선현우: 나중에는 잘 안 해 주고 싶은 건가 봐요?

최경은: 아니요. 다르잖아요, 아기와 (네.) 성인은. (다르죠.) 대하는 게 다르니까 하는 말이죠.

선현우: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럼 어린 시절 좋았던 기억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는 거는 여기까지 해 보고요. 저희는 다음 시간에 또 다른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최경은: 네! 다음 시간에 만나요!

선현우: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