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on 10
주요 단어 및 표현
할 말 없다 to have nothing to say
눈을 마주치다 eyes meet
사소한 결정 trivial decision
생각한 대로 안 되다 to not go as planned, to no go as one expected
자존감 self-regard, self-respect
의외 unexpectedness, surprise
틀어지다 to go sideways, to be twisted
완벽주의자 perfectionist
일상 daily life
바보같이 굴다 to act like a fool
수다 타임 - 나는 이래서 바보다
선현우: 안녕하세요, 여러분. Talk To Me In Korean의 선현우입니다.
최경은: 안녕하세요. 최경은입니다.
선현우: 경은 씨, 안녕하세요.
최경은: 안녕하세요.
선현우: 오늘의 주제 꽤 재밌어요.
최경은: 아, 네.
선현우: ‘나는 이럴 때 바보 같다’ 아니면 ‘나는 이렇기 때문에 바보다’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되고 (네.) 원하시면 ‘너는 이래서 바보다’ 해도 돼요.
최경은: 어, 그래도 돼요?
선현우: 어, 저에 대해서 할 말 없으실 것 같은데요.
최경은: 예, 없어요, 없어요. 없죠.
선현우: 왜 눈을 못 마주쳐요? ‘나는 이래서 바보다’라는 주제를 사실 제가 골랐어요. (네.) 제가 바보처럼 느낄 때가 있는데... 네. 왜... 갑자기 굉장히 관심을 갖고 보시네요.
최경은: 아니, 말하세요.
선현우: 뭔가… (말씀하세요.) 많은 걸 알고 있다?
최경은: 아니요, 아니요.
선현우: 아니죠? (네.) 아니, 이 사소한 결정을 빨리 못 하는 것 같애요 (Standard: 같아요). 큰 거는 잘하는데...
최경은: 큰 거 잘하시나요?
선현우: 빨리 해 버리는 거 같애요 (Standard: 같아요). 그냥 큰 결정은...
최경은: 결정을 빨리빨리 하는 편이잖아요, 오히려. 제가 느끼기에는 그랬거든요.
선현우: 그러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예를 들어서 특히 저는 매일 밤 누워서 다음 날 일정에 대해서 고민을 엄청 많이 해요.
최경은: 일정이 거의 비슷하지 않아요?
선현우: 비슷한데 그 약간씩 다른 것들에 대해서 (네.) 고민을 너무 많이 해요. 그래서... 다음 날 일어나 보면 어차피 제가 생각한 대로 안 되거든요. (그렇죠.) 그래서 바보 같아요. 근데 매일 그래요.
최경은: 아, 매일 스스로 바보 같다고 생각하고 살면서도 이렇게 자존감이 높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인데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신기하네요.
선현우: 네... 그러게요. 저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정말로, 예를 들어서 밤에 이제 잠들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하는 생각들 중에 ‘나는 내일 몇 시에 일어나면 몇 시쯤에 뭐... 운동을 갈 거고, 몇 시쯤에 사무실에 도착한 다음에, 몇 시쯤에 이거를 끝내고...’ 이런 생각들이 있잖아요. 근데 그게 하나라도 틀어지면, 흘러가는 대로 둬야 되는데 (네.) 거기에서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는 거예요.
최경은: 아, 그래요? (그래서 경은 씨랑…) 의외네요.
선현우: 예. 좀 의외라고 친구들이 이야기하더라고요. 경은 씨랑 11시에 미팅을 하기로 했는데 (네.) 11시 5분에 오시면 틀어지는 거죠. 지각하지 말라는 이야기예요.
최경은: 알고 있어요. 알아서 웃은 거예요. (아, 네. 농담이고.) 근데 정말 신기한 게 그런 거에 스트레스를 받는 거 치고는 사람들한테 뭐라고 안 하네요.
선현우: 결국... (칭찬이에요. 착하다고 칭찬한 거예요.) 다른 사람... 감사합니다. 다른 사람 때문에 바뀌는 거보다 제가 뭘 못 해 가지고 바뀌는 게 많다 보니까.
최경은: 아, 그건 그렇죠. 그런 경우가 훨씬 많긴 하죠.
선현우: 그래서 뭐... 예를 들어 정말 어… 사소한 거.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한 잔 사려고 했는데 여기를 가려고 했는데 저기를 가기로 선택을 한 거예요. (네.) 그런데 걸어갔는데 저기가 문을 안 열었어요. (네.) 그러면 또 “나 바보 같애 (Standard: 같아)” 하면서 다시 걸어와서 여기로 와요. 그런 사이 한 5분, 10분이 지나가잖아요. 그런 거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 거예요.
최경은: 근데 옛날엔 안 그러지 않았어요?
선현우: 옛날에도 그랬는데 몰랐던 거예요.
최경은: 아, (요즘에...) 그걸 스트레스 받는지 자체를 몰랐구나.
선현우: 음, 요즘에 그걸 좀 인정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좀... 모든 걸 컨트롤하려고 하고… 약간 완벽주의자인 거 같아요. 그래서…
최경은: 그걸 이제 아셨나요?
선현우: 이제 알았어요. 40년 살고 알았어요.
최경은: 아, 진짜요?
선현우: 네. 그래서 좀 요즘에 그거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최경은: 전 옛날부터 되게 많았거든요. (네.) ‘아, 나 왜 이렇게 바보 같지?’, ‘이런 걸 왜 못 했지?’ 이런 경우가 많긴 많았는데 최근에는 저희 언니가 저를 “일바”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선현우: 일바?
최경은: 네. 일바 무슨 뜻인지 아세요, 혹시? 저희 언니가 만들어 낸 말이거든요.
선현우: 일바. ‘바’는 바보인 것 같고, (네.) ‘일’은 (뭘 거 같아요?) 일밖에 모르는 바보.
최경은: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 전혀. 바보예요?
선현우: 일 열심히 하잖아요.
최경은: “일상 바보”라고 해요. 저를 자꾸. 일상, 일상생활 하는데 바보같이 군다 이거예요. 그래서... 뭐... 그냥 무슨 얘기를 하다가 “아, 그랬나?”라고 하는 순간이 있어요. 뭔가 이렇게 제가 멍해지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네.) 그래서 주변에서 저희 남편도 그렇고 저희 언니도 그렇고 “뭐야? 왜…” 평소에는 안 그러다가 갑자기 이렇게 바보같이 구는 순간들이 있다는 거예요.
선현우: 맞아요.
최경은: 맞아요?
선현우: 네.
최경은: 아, 진짜요? 전 전혀 모르겠어요. 근데 사실은 제가 (네.) 옛날에 (네.) 현우 씨를 볼 때 그 생각을 했었거든요.
선현우: 저는 치료가 됐죠.
최경은: 네, (네.) 치료가 됐어요. (네.) 너무 신기하게. (네.) 저는 오히려 그렇게 됐는데. (네.) 현우 씨는 옛날에 뭔가... ‘뭐지? 똑똑한 거 같은데 왜 이걸 모르지?’ 하는 일상적인 거에서 모르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네.) 그래서 제가 되게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선현우: 제가 옮겼어요. (아, 네.) 네, 그 병을. 경은 씨...
최경은: 바보들의 대화처럼 (네.) 들릴 수도 있겠네요.
선현우: 근데 경은 씨가 그게 좀 나쁜 쪽으로는 아니고, 집중을 한 곳에 하다 보니까 딴 걸 놓치는 것 같애요 (Standard: 같아요).
최경은: 맞아요. (당연한 거.) 네.
선현우: ‘그냥 이거 이렇게 하면 되잖아?’라는 거를 몰라요. (그러니깐요.) 네.
최경은: 그게 근데 아이 낳고 나서 쪼끔 더 심각해진 거 같아요. 아이한테도 신경을 써야 되고, 일도 해야 되고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두 가지 일을 하다 보니, (네.) 점점 뭔가... 너무 집중해야 될 것들이 많잖아요. (네, 네.) 그래서 그렇게 된 게 아닐까. (네.)
선현우: 그건 근데 나쁜 건 아닌 거 같고, 누구나 일상적으로 바보 같은 순간들이 있어서 괜찮은 거 같아요.
최경은: 그럴까요?
선현우: 네. 그리고 내가 바보 같은 순간들을, 사실은, 알고 있는 게 (네.) 살면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최경은: 그렇죠. (네.) 중요한 일만 잘하면 되겠죠?
선현우: 네. 그나마 이제 경은 씨는 중요한 일은 잘하시니까. 본인의 핸드폰이 어디 있는지, 가방이 어디 있는지 다 모르고…
최경은: 근데 정말 신기한 건 (네.) 절대 잃어버리진 않아요.
선현우: 주변 사람들이 (없어지지 않…) 다 챙겨주니까. 저한테 지난번에도 “혹시 사무실에 제 컴퓨터 있나요?”라고 전화했었잖아요. 저 앞에 있는데.
최경은: 네.
선현우: 네. 바보 같은 순간들 당연히 많이 있는데 어… 살면서 그런 순간이 없으면 재미없을 거 같고.
최경은: 맞아요. (네.) 너무 완벽하면 재미가 없죠.
선현우: 맞아요. 그래서 스스로 ‘나는 언제 바보 같은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거 같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시고요. 자, 그럼 저희는 다음 시간에 다른 주제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최경은: 네! 다음 시간에 만나요.
선현우: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