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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on 7

Full Transcript

왜 자꾸 나이를 물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몇 살이라고 했지?
일단 시작을 하면서 우리 나이 이야기를 좀 해 보죠.
서로의 나이에 대해서.
경은 씨랑 저랑은 동갑이고.
1980년생이죠.
네. 80년생.
Cassie 씨는 1989년생.
아, 진짜 어리다.
한국에서는 서로 만나면 나이를 물어볼 때가 많잖아요.
Cassie 씨는 사람들이 나이를 물어보면 기분이 어때요?
처음에는 좀 ‘뭐지?’ 이렇게 생각했어요.
경은 씨는 사람들 만났을 때 나이 물어봐요?
네. 저는 거의 다 물어봐요.
저는 나이를 절대 안 물어보거든요.
왜 안 물어봐요?
별로 궁금하지 않거든요.
너무 궁금해요, 나이가.
근데 보통의 한국 사람들은 다 저처럼 나이를 굉장히 궁금해하는 것 같아요.
서로 사귀는 사람들끼리도 나이를 안 물어본다면서요.
네. 맞아요.
모르면 좀 재밌어요.
아, 그래요?
저는 모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특히 dating.
사귀는 사이에서는
아, 답답해.
답답해요?
여자분들끼리 만나서 남자 친구 이야기를 할 때
이건 남자들이 만나서 여자 친구 이야기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사귀는 사람이 있으면 이름은 안 물어보는데
“어, 이번에 새로 사귄 남자 친구, 여자 친구 나이가 몇 살이야?”
이건 꼭 물어보는 것 같아요.
이름을 왜 물어보죠?
저는 이름 왜 물어보는지 이해가 안 가요.
우리는 보통 누구랑 사귀고 있으면
다 같이 놀아요, 친구들이랑.
그래서 이름을 알면 이름으로 부를 수 있으니까.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이랑 만났을 때는
My boyfriend라고 계속
my boyfriend, my boyfriend this, my boyfriend that,
그렇게 말하는 게 이상해요.
그래서 James and I, Jane and I
그게 영어에선 워낙 익숙한 말이다 보니까
이름을 자기가 말하려면 말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네요.
근데 한국어로는 ‘남친이랑’, ‘남자친구가’, ‘남자친구가’하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
미국에는 나이 물어보는 게
나쁜 건 아닌데
그냥 갑자기 “몇 살이에요?” 이렇게 물어보면 좀…
“뭐… 뭐죠?”
그런 기회가 있으면 괜찮아요.
생일 얘기나 그런 거 나오면 그때는 괜찮아요.
아무래도 한국어에는 존댓말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리고 호칭이 달라지잖아요.
그래서 나이를 물어봐서 이 사람이 나보다 많으면 꼭 존댓말을 써야 되고
언니나 오빠라고 부르기 위해서
이렇게 나이를 물어본다고도 생각을 하거든요.
아주 깊은 곳에 현우 씨의 마음에서
“오빠, 오빠" 하면 좋잖아요.
그거는…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요.
“현우 씨”라고 하지 않고 “현우 오빠” 하면 좋지 않겠어요?
그거는...
그것도 나이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잖아요.
그렇죠.
제 생각에는
오빠라고 하는 호칭 자체가 한국 여성들이 쓸 수 있는
일종의 무기인 것 같아요.
맞긴 맞는 것 같아요.
특히 대학교에서 그냥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거랑
오빠라고 부르는 거랑
서로 다른 호칭을 썼을 때
얻어지는 결과가 분명히 다르거든요.
사실 똑같이 남자 입장에서 봤을 때도
“누나"라고 불렀을 때
누나가 되는 사람이 부탁을 들어줄 확률이 더 크죠.
‘얘는 내 동생이니까 내가 챙겨 줘야 돼’ 그런 마음 있잖아요.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 사람들이 보통 모여서
계곡이나 가서 펜션을 빌리잖아요.
그때 처음에 그런 여행을 갔을 때
제가 한국말 거의 못 했어요, 그때.
근데 오빠는 알았어요.
근데 딱히 뭔지 몰랐어요.
근데 그때 알았어요.
한 번 어떤 한국 오빠한테
“오빠"라고 했는데
뿅뿅
아, 오빠가 진짜 힘이 있는 단어네요.
서로 관심이 있었던 그런 단계도 아니었고
그냥 아는 사람?
네. 그냥 아는 사람이었는데
진짜 예뻐했어요, 그때부터.
내 윗사람을 뭐라고 불러 주는 거.
그게 그 윗사람한테는 기분이 좋은가 봐요.
네. 그리고 아랫사람 입장에서도 사실은 조금
누구누구 님, 누구누구 씨 하는 것보다는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건 있는 것 같아요, 확실히.
그래서 사람들 나이를 물어보시는 거죠?
네. 전 그렇죠.
저와 같은 스타일,
개인적으로 나이를 별로 알고 싶지 않아 하고
다 그냥 약간 영어식으로
you, you, you.
서로 똑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렇죠. 많아지고 있죠.
그래서 어떤 기업들은 부장님, 과장님 이런 거 안 부르고
님, 누구누구 님.
미국에서는 보통 같이 일하면
Mr 아니면 Mrs. 이렇게 붙여서 말을 하는데
좀 친해지면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도
first name으로 (불러요).
그냥 그 사람 원래 이름으로 (부르죠.)
Peter, Terry, Jane. 이렇게.
영화나 드라마 보면
나이 든 사람하고 나이 어린 사람들이 같이 친구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나이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긴 들어요.
근데 제 생각에는 한국 사회에서 나이가 정말 중요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아무리 저처럼 나이를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나중에 실제로 싸움이 있었을 때
뭔가 정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논리적인 거 다 따지기 전에
‘아, 저 사람 나보다 어린데 왜 나한테 저러나?’
“내가 그래도 형인데!”
너 몇 살이냐?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반말하지 마라.
이렇게 따지는 거 본 적이 있어요.
그래도 아주 깊은 곳에 뭔가 나이에 대한
문화가 깔려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처럼 나이를 신경 안 쓰는 사람들도
결과적으로 집에 가서
“어, 이런 사람 만났어.” 대화하다가
“대충 나이는 이 정도 되는 것 같은데.”라고
그 나이 정보를 저도 모르게 아내나 가족들한테 말하게 되는 거예요.
이렇게 나이를 추측하는 거에 대해서
한국 사람들은 나이를 추측할 필요가 별로 없거든요, 사실.
대충 알죠.
네. 현우 씨 같은 경우에는 나이를 잘 안 물어보니까 추측을 하게 되지만
보통 많이들 물어보기 때문에
추측하는 경우가 없는데
제가 어떤 영상에서 봤는데
어떤 여자가 마음에 드는 거예요.
그래서 저 여자가 나이가 몇 살인지를 추측하는 거예요.
머리 스타일도 보고, 음악 듣는 성향을 보고
그런 걸 보고서 추측을 하더라고요.
진짜 그래요?
네.
보통 음악 듣는 스타일이랑
만화 있잖아요.
만화?
네. 좋아하는 만화 있으면
“아, 그럼 한 80년대…”
근데 그게 재밌긴 한데
그 과정이 재밌긴 한데
굉장히 비효율적인 것 같아요.
맞아요.
그냥 한국에서는
“이름이 뭐예요?”
“무슨 일 하세요?”
“그럼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바로 물어볼 수 있거든요.
처음에 물어보는 한 10개 질문 안에 들어가거든요.
빨리 알고 넘어가는 거죠.
외국 친구들을 만날 때
이제 나이를 물어보는 게 실례라는 걸 아니까
물어볼 순 없잖아요.
근데 저 혼자 마음속으로는 계속 궁금한 거죠.
도대체 나이가 몇 살일까, 저 사람은?
만약에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나이를 물어본다면
그게 정말 큰 실례라고 생각하세요?
아니요.
그렇진 않아요?
네. 그렇진 않아요.
저는 실제로 만난 외국 분들 중에서
그래도 40대, 50대, 한국에 처음 왔는데
다들 나이를 갑자기 물어봐서 “좀 기분이 나빴다.”고 하는 사람
많이 만났거든요.
자기 나라에서는 전혀 그런 질문 안 받았는데.
맞아요. 나이 좀 드신 분들은 불편할 수도 있어요.
경은 씨를 위해서
보고 계시는 모든 분들
나이를 밝혀 주세요.
댓글로?
궁금해하실 거예요.
너무 궁금해요.
몇 살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