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on 3
Full Transcript
다섯 시인데 왜 안 가지?
다섯 시?
칼퇴가 아니라 조퇴예요.
보통 한국은 9-6 해 가지고 여섯 시에 퇴근하면
완전 칼퇴.
미국은 안 그래요?
안 그래요.
9-5
9-5?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다섯 시에 딱 칼퇴.
다 그래요.
다 그래요? 다 그렇다고요?
네.
한국은 여섯 시 퇴근했을 때
칼퇴하는 사람을 저는 거의 본 적이 없어요.
그래요?
만약에 다섯 시다 그러면
다섯 시가 땡 했을 때 나가는 거예요.
근데 저는 그걸 상상할 수가 없어요.
상상할 수 없다는 게 되게 슬프네요.
그렇죠. 슬프긴 하죠.
저 첫 번째 회사가 여덟 시 반에 출근해서
다섯 시 반에 퇴근이라고 쓰여 있어요.
근데 저는 항상 여섯 시 반쯤 퇴근을 하면
한 시간 늦게 퇴근한 거잖아요. 사실은
근데 모든 친구들이 부러워했어요.
여섯 시 반에 이렇게 일찍 끝날 수가 있느냐 어떻게?
저 한국 처음 왔을 때
여섯 시까지 일한다고요?
너무 늦어요.
아 진짜? 네.
그럼 출근 시간도 한국은 사실 아홉 시지만
아홉 시 땡 돼서 출근하는 사람은 없어요.
거의 여덟 시 반에는 거의 다 와 있거든요.
한 삼십 분 일찍.
근데 그게 왜 그렇냐면
내 위의 상사가 나보다 더 일찍 오니까
내가 더 늦게 갈 수가 없는 거예요.
더 일찍 가 있어야 되니까.
너무 부담스럽잖아요.
부담스럽죠.
사장님이 만약에 여덟 시 반에 출근을 하는 회사였다고 쳐도
사장님이 이렇게 출근하면서 보는 거죠.
왔나? 안 왔나?
그랬는데 빈자리가 많으면 혼나는 거예요.
왜요?
그러니까요.
눈치 보고 그런 게 전혀 없는 거죠?
거의 없어요.
오. 좋겠다.
다섯 시에 퇴근을 하면...
다섯 시에 퇴근하면 뭐 하나요?
놀죠.
친구랑 같이 놀죠.
이게 바로 그 워라밸.
Water bell?
워크 앤 라이프 밸러스라고 해서
워라밸인데
한국에서 유행하는 말이죠?
네. 맞아요. 맞아요.
저녁 있는 삶. 요즘 그게 또 이슈잖아요.
그럼 야근은 아예 없어요?
아예 없는 게 아니고 진짜 완전 일이 많을 때만.
프로젝트 같은 거 있을 때.
야근을 일이 많아서 하면 괜찮은데
그게 아닌 게 문제예요.
일이 없어요?
일이 없는데, 내가 할 일은 다 했는데
눈치 보느라.
언제 가려나? 저 과장님이 언제 가려나?
이해가 안 돼요.
이해가 안 가요.
그냥 시간을 버리는 거잖아요.
그리고 회사도 돈을 버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큰 회사들은 여섯 시 되면 불을 다 끈다던가 그런 걸 많이 하더라고요.
대기업들 위주로.
그렇다고 불만 끄지 일을 안 주는 게 아니잖아요.
맞아요. 그게 문제예요.
일을 주지 않아야 되는데
일은 똑같은 양으로 주고 불만 끄면…
일반 회사에서는 점심을 같이 먹나요?
거의 대부분이 점심을 같이 먹고요.
어떤 회사들은 도시락 먹는 회사도 있어요.
물론 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다 팀끼리 무리 지어서 먹죠.
따로따로 먹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한 시간이에요 보통?
한 시간. / 보통 한 시간.
미국에는 삼십 분이에요.
삼십 분? / 네.
점심 시간이요? / 네.
왜 이렇게 짧아요?
법적으로는 여덟 시간 일하면 쉬는 시간 두 개 있고 점심시간 하나 있어요.
15분, 15분.
그리고 30분. / 쉬는 시간이 있구나.
그러니까 점심시간은 30분이고
나머지 30분을 15분, 15분 이렇게 (나눠요)? / 네. 15분, 15분.
그 15분을 제외한 다른 시간에는 쉴 수 없어요?
네.
우리가 봤던 그 미드 속에서 그 장면들은
그 딱 15분의 장면들인가 봐요.
네.
점심시간 30분이 충분해요?
네.
보통 도시락 싸 오면 자리에 앉아서, 데스크 위에서
도시락 펴고 먹어요.
혼자?
네. 혼자서 먹어요.
나가서 먹는 경우는 없어요?
거의 없어요.
나가면 좀 이상해요.
아, 진짜요?
그때는 눈치 좀 보일 수 있어요.
왜? 왜 그러지?
그건 진짜 이해가 안 가는데요.
대부분의 회사가 그래요?
대부분 그래요.
왜냐하면 보통 회사에 식당이 있어요.
회사 식당.
거기 가면 가끔 같이 먹는데
그것도 삼십 분만 있으니까
그냥 가서 빨리 먹고 다시 일하러 가요.
그러면 아침에 아홉 시부터 출근해서 다섯 시까지 한마디도 안 하고
계속 일하고 혼자 밥 먹고 그럴 수 있잖아요.
그럴 수도 있는데 (꼭) 그렇진 않아요.
아 그렇진 않아요?
왜냐하면 일하는 시간에는 얘기 많이 해요.
아 오히려 일하는 시간에 얘기를 많이 하면서 일하고
그래서 빨리 퇴근할 수 있고
일을 다 하고 얘기 다 하고 빨리 먹고 집에 가서
가족이랑 저녁을 먹는 거죠.
한국 사람들은 오히려
한 시간이 너무 짧다.
점심시간 한 시간 반인 데도 되게 많아요.
왜냐하면 다 같이 나가야 되잖아요.
그러면 저 사람은 정리하느라 늦고
이 사람은 또 이거 하느라 늦고
그러다 보면 나가는 데만 해도 십 분이 걸려요.
또 뭐 먹을지 찾아야 되고
거기 사람이 많으면 또 기다려야 되고
이런 시간들이 있다 보니까
들어가면 한 시간 걸리니까 그게 너무 짧다고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안 나가는 것 같아요.
시간을 뺏기니까.
그러면 점심시간 30분이고
나머지 쉬는 시간 15분, 15분은 그 시간도 정해져 있어요?
네.
보통 한 두 시간 일하고 쉬는 시간, 두 시간 일하고 점심,
두 시간 일하고 쉬는 시간.
꼭 학교 같네요.
학교 같아요.
약간 학교 같아요.
미국의 미드 같은 거 보면
직장 동료끼리도 되게 잘 놀고 친구처럼
서로 잘 알잖아요.
아니에요?
아, 드라마예요 그냥?
거의 다 그렇지 않아요.
그러면 회식은 없어요. 회식?
있긴 있는데 일 년에 한 한 번, 두 번 밖에 안 해요.
Company Christmas party 이렇게 해요.
회사 안에서 해요?
네. 가끔 회사 안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요
hall 빌려서 하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 회식 문화랑은 진짜 전혀 다른 거네요.
네.
한국은 팀 회식, 전체 회식.
갑자기 부장님이 “뭐 해? 오늘 회식할까?”
그러면 회식해야 돼요.
해야 돼요, 꼭?
여섯 시가 퇴근 시간이에요. 그럼 한 다섯 시쯤에 부장님이 돌아다니면서
오늘 뭐 해? 회식 한 번 할까?
완전 중요한 거 있으면 어떡해요?
완전 중요한 게 예외가 없어요.
누가 돌아가신 거 빼고는.
저희 남편도 다섯 시 반 정도에 분명히
“오늘 일찍 갈게.” 그랬어요.
근데 여섯 시 반에 “미안해. 이사님이 불러서 안 되겠어.”
“회식이 생겼어.”
거의 무조건적인 문화가 많아요. 회식은 특히나.
가서도 또 먹고 싶은 거 먹으면 상관없는데
맨날
삼겹살.
이런 회식 해 본 적 없죠?
미국에서는 없었지만
한국에서 많이 가 봤어요.
부담스러웠어요.
저도 술을 진짜 못 마셔요.
근데 술 억지로 먹였어요.
너무 싫었어요.
왜 그럴까요?
왜 술을 억지로 먹일까요?
말을 하라고 그런 것 같아. 내 생각엔.
본인들이 그런 것 같아.
본인들이 술을 좀 마셔야지만 말을 잘 하니까.
좀 편안하게 하니까.
남들도 그렇겠거니 생각을 하고 먹이지 않나.
나쁜 습관인 거죠. 나쁜 습관.
맨정신? 제정신?
맨정신.
맨정신으로 항상 있고 싶어서
소주를 먹이려고 하면
잔이 있잖아요.
다 마시는 척을 하고 입안에 이렇게 (머금고)
물 마시는 척을 하면서 뱉었어요.
아 진짜?
그러면 술 잘 마시는 줄 알고 (더 줘요.) / 아 맞아.
계속 뱉어요.
술 아깝게.
한국 직장의 수직적인 문화 때문에 그런데
이런 회식도 그렇게 일할 때도 그렇고
그런데 미국 회사는 이런 수직적인 문화는 없어요?
네. 거의 (없어요.)
근데 약간 영화나 드라마 보면
윗사람들한테 아부는 많이 하던데요.
영어로 우리는 brown-nosing, ass-kissing.
네. 그런 거 있어요. / 그런 게 있긴 있죠?
있긴 있어요.
무조건적인 그런 “네. 네.” 하는 그런 거는 없잖아요.
네.
직장 상사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도
바로 얘기할 수 있어요.
예의 있게 얘기해야 하지만
얘기할 수는 있어요.
한국에서는 거의 없죠.
어렵죠.
네. 어려운 편이죠.
미생이라는 드라마 알아요?
네. 알죠.
그 드라마가 제일 그래도 한국의 회사 생활을 잘 보여 준 것 같아요.
드라마에 어떤 장면이 나오냐면
신입 사원이 들어와서
자기는 잘 보이고 싶고 일 잘하는 걸 보여 주고 싶으니까
자료 체계를 바꿔서 찾기 쉽게끔
다 바꿔 놨어요.
밤을 새워서.
그런 다음에 상사한테 보여 줬죠. 자랑스럽게.
“이렇게 하면 훨씬 찾기 쉬워요.”
보여 줬더니
원래대로 하라고, 뭐 하는 짓이냐고.
이런 식으로
그런 경우가 좀 많아요.
원래 회사의 문화가 있으면 그 문화대로 다 가려고 하고.
그 시스템이 정말 오래되고 낡았는데도
바꾸려고 하지 않는 거죠.
(미국은)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항상 그 방법으로 갈 거예요.
근데 요즘은 한국 회사들도 많이 바뀌어서
회식 문화도 많이 바뀌는 것 같고요.
그래도 좋아지는 회사들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회사도 좋아지고 있지 않나요? / 아, 그럼요. 그럼요.
원래 좋았죠.
네. 원래 좋았어요.
퇴근 시간 다 됐어요.
퇴근합시다.
좋아요.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회식할까?
가자.